英 필하모니아 소록도서 '운명' 을 켠다

한평출신 로더미어 자작 주선... 찰스 왕세자 영상메시지도

2010. 03.04(목) 22:43

`천형(天刑)의 땅' 소록도에 영국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운명교향곡’(베토벤)이 장엄하게 울려 펴진다.
4일 국립 소록도병원과 레이디 R 재단에 따르면 영국의 명문 교향악단인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5월5일 오후 2시 국립소록도병원 내 우촌복지관에서 `필하모니아 AT 소록도' 공연을 갖는다는 것.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과 아리랑, 애국가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이 행사에는 영국 찰스 왕세자가 영상메시지를 통해 공연을 기획한 재단과 한센인들에게 축하와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어서 관심이다. 이날 지휘를 맡은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Vladimir Ashkenazy)가 왜 ‘운명'을 선곡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한센인들의 삶도 어쩌면 운명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세계적인 교향악단인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소록도 공연은 이번이 처음으로 레이디 R 재단의 회장으로 재일교포 2세 출신인 로더미어 자작(61.한국명 이정선) 부인이 추진해 이뤄졌다.  전남 함평 출신으로 어린 시절 일본을 거쳐 미국에서 유학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로이터통신 전 회장인 로더미어 자작과 결혼했으며 남편이 사망하자 자선사업을 하면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후원회장으로 소록도 한센병원 후원을 비롯해 동티모르와 가나 등 세계의 가난한 나라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한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공연과 함께 봉사와 후원 행사도 잇따른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지난 1월 레이디 R 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했으며, 대한적십자사와 청소년적십자(RCY)는 공연 도우미로 활동할 계획이다. 서울시 보라매병원과 전남대병원, 화순 전남대병원, 전남대 의대 등도 상시 의료지원을 할 계획이다. 지휘를 맡은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Vladimir Ashkenazy)는 출연료를 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더 의미 있는 공연이 될 전망이다. 레이디 R 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공연이 많은 분의 기억 속에 잊혀진 한센인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편세라 기자 psr@mtong.kr        편세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