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림 시전집 출간

‘흐르는 시간을 잡아내는 詩’

2010. 02.17(수) 23:40

목포 출신의 최하림(71, 崔夏林) 시인의 시전집이 출간됐다. 문학과 지성사가 펴낸 ‘최하림 시전집’에는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데뷔한 이래 46년간의 시적 궤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363편의 시가 담겨 있다.

1976년 첫 시집 '우리들을 위하여'부터 '작은 마을에서', '겨울 깊은 물소리',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굴참나무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풍경 뒤의 풍경'과 2005년 낸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까지 일곱 권의 시집에 수록된 작품은 물론 등단 전의 습작시와 최근까지 쓴 시들도 함께 묶였다.최하림은 김현, 김승옥, 김치수 등과 더불어 '산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1960∼1980년대 엄혹한 현실을 지나면서 때로는 현실을 직접적으로 응시하고, 때로는 한발 물러서 관조하며 완성도 있는 시 세계를 구축해왔다.

문학평론가 김치수는 "최하림은 우리 시단을 주도해왔던 두 경향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순수와 참여의 분리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시의 완성이라는 목표에 연결시키려 했다"고 평했다. 마종기 시인도 "'최하림 시인은 우리에게 메시지가 없는, 그러나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풍경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간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최시인은 서문에서 " 나는 흐르는 물을 붙잡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것을 붙잡으려고 하는 순간에 강물은(혹은 시간은) 사라져버릴 것"이라며 "그런데도 내 시들은 그런 시간을 잡으려고 꿈꾸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최하림 시인은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한 데뷔한 뒤 2005년 제2회 올해의 예술상 문학부문 최우수상과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전남일보 논설위원실 실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2002년 경기도 양평에 정착했다.


박민정 기자 mjpark@mtong.kr        박민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