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년의집 오케스트라 카네기홀에 선다

후원자 정명훈씨가 주선, 그 아들이 지휘봉

2010. 01.02(토) 09:48

‘부산 소년의집 오케스트라’가 2월 11일 세계 음악계의 중심 무대인 뉴욕의 카네기홀에 선다. 오케스트라를 후원하고 있는 지휘자 정명훈(57)씨가 지난해 8월 연주 후 “해외 공연을 해도 될 수준이 됐다”며 카네기홀 대관을 추진했다. 1979년 미국인 신부 고(故) 알로이시오 슈왈츠 몬시뇰이 창단한 후 31년 만의 첫 해외 연주회인 것이다. 이들의 카네기홀 연주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동복지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이 역경 속에서 이뤄낸 결실이기 때문이다. 단원들은 치열한 경쟁이 아니라 선배가 같은 악기를 하는 후배들을 따로 모아 지도하여 이처럼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요즘 부산소년의 집에는 재학 시절 오케스트라를 거쳐 사회 각계로 나간 졸업생들 또한 뉴욕 연주를 위해 다시 모였다. 57명의 졸업생이 오케스트라 연습을 지도하고 또 함께 참여하기 위해 주말마다 부산 소년의집을 찾고 있다. 정명훈씨의 셋째 아들인 민(26)씨가 지휘하는 이번 뉴욕 연주의 제목은 ‘세상을 바꾸는 까까머리 소년들의 자선음악회’다. 의지할 곳 없던 까까머리 소년들이 세상을 바꾸는 힘은 오직 음악이다. 단원들은 뉴욕 무대를 앞두고 요즘 밤 10시까지 힘든 줄도 모르고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케냐의 빈민촌 쓰레기 마을에서 결성된 ‘지라니 합창단’ 이 세계를 울린 것처럼 어려운 역경을 음악을 통해 극복한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의 카네기 홀 연주소식은 새해 벽두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편세라 기자 psr@mtong.kr        편세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