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 자서전’

현대 미술대가와의 교류, 남성편력 등 솔직히

2009. 12.15(화) 10:56

세기의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1898~1979)이 세상을 떠난 지 30주년을 맞아 ‘페기 구겐하임 자서전’이 민음인에서 출간되었다.
구겐하임은 현대미술 컬렉터로서 이탈리아 베네치아 운하 변의 자신의 대저택을 개조해 만든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을 만들었고 이 미술관은 베네치아의 명소 중 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그녀는 탁월한 안목으로 스타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컬렉션하는 것 외에 화려한 남성편력으로도 이름을 떨쳤다. 그의 이야기는 이미 여러 차례 평전으로 소개됐지만, 국내 자서전 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에게 초현실주의와 추상미술, 입체주의의 차이를 가르쳐 준 것은 마르셀 뒤샹이었다. 자서전에는 그림을 사본 적도 없던 페기가 현대미술에 입문하고 이후 '미술에 중독돼' 현대미술계의 전설적 컬렉터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한 문장으로 고백한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마리노 마리니의 기마상에 얽힌 이야기, 세 번째 남편인 막스 에른스트와의 사랑, 브랑쿠시와 칸딘스키, 장 아르프, 헨리 무어, 알렉산더 콜더, 잭슨 폴록 등 수많은 현대미술 대가들과 교류했던 내용뿐 아니라 부유했던 집안 내력과 타이타닉호 침몰 때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이야기 등 개인사까지 이야기가 가감 없이 소개된다.
세기의 컬렉터였던 페기는 ‘미술품은 투기가 아니라 보물을 보존해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이 컬렉터의 의무라고 말한다.
김남주 옮김 . 200쪽. 1만1천원.


김 연기자 kimyun@mtong.kr        김 연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