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영정(息影亭:담양)

2009. 04.24(금) 15:24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있는 정자로 전라남도기념물 제1호다. 식영정은 16세기 중반 서하당(棲霞堂) 김성원(金成遠, 1525~1597)이 스승이자 장인인 석천 임억령(林億齡)을 위해 지은 정자로 임억령이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라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식영정는 정면 2칸 측면 2칸의 단층 팔작지붕이며, 온돌방과 대청이 절반씩 차지한다. 가운데 방을 배치하는 일반 정자들과 달리 한쪽 귀퉁이에 방을 두고, 앞면과 옆면을 마루로 깔았으며 자연석 기단 위에 두리기둥[圓柱]을 세운 굴도리 5량의 헛집구조이다.
식영정 바로 옆에는 김성원이 자신의 호를 따서 서하당이라는 또 다른 정자를 지었다는 기록이 ‘서하당 유고’에 전한다, 서하당은 없어졌다가 최근 복원되었다.
김성원은 정철의 처외재 당숙으로 정철보다 11년이나 연상이었으나, 정철과 함께 환벽당에서 공부했는데 환벽당은 사촌 김윤제가 기거했던 곳이다.
당시 사람들은 임억령, 김성원, 고경명(高敬命), 정철 네 사람을 ‘식영정 사선(四仙)’이라 불렀는데, 이들은 성산의 경치 좋은 20곳을 택하여 20수씩 모두 80수의 식영정이십영(息影亭二十詠)을 지었다. 정철은 이곳을 무대로 하여 송순, 김인후, 기대승 등을 스승으로 삼았으며 고경명, 백광훈, 송익필 등과 교우하였다.
식영정 옆에는 1973년에 ‘송강집(松江集)’ 목판을 보존하기 위한 장서각을 건립하였으며, 1972년에는 부속건물로 부용당(芙蓉堂)을 건립하고, 입구에 ‘성산별곡’ 시비를 세웠다.
주변에는 정철이 김성원과 함께 노닐던 자미탄(紫薇灘), 노자암, 견로암, 방초주(芳草州), 조대(釣臺), 서석대(瑞石臺) 등이 있었으나 지금은 광주호의 준공으로 거의 물속에 잠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