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천화선 '혼자만의 시간'
앞에 누가 누웠는지 물으면 안 된대 꿈나라에서 서로 만날지 모르니까 뜨근뜨근한 돌침대에 누워서 파란 하늘 쳐다보다 콧구멍도 파고 이불 속에 방귀 냄새도 숨겨놓고 손톱 끝을 씹다가 이불 위에 뱉어놓고 이쁜 짝꿍 손 잡고 꿈길에서 놀다 보면 기다렸던 점심시간 보건실 침대는 느리고 조용한 혼자만의 시간이 들어 있어서 어딘가로 뛰쳐나가고 싶을 때 아주 가끔 놀러 가곤 해 쉿! 비밀이야 ................................................................................... <해설> 나주와 영암의 3세기에서 6세기 마한 시기 옛 무덤은 석실묘·석곽묘·옹관묘·토광묘 등 여러 매장시설이 섞인 ‘아파트형고분’이다. 영산강 유역이 삶의 터전이던 사람들이 400여 년 동안 대를 이어 켜켜이 조성한 것이다. 천화선 시인의 동시 ‘혼자만의 시간’을 읽다가 문득 이제 천년의 잠이 깬 고분박물관의 선열과 얘기를 나눈다. 케이 팝 알아요, 참 학원은 몇 개 다녔어요, 방송 댄스 출 줄 알아요, 아이스크림, 아니 핏자 먹어봤어요. 부지런히 묻다가 가까이 다가오는 발소리에 깜짝 놀라 ‘쉿! 비밀이야’ 검지를 입에 댄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 기사는 [문화통] 홈페이지(http://www.mtong.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mtong.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