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조화련 '꽃샘 눈꽃'

2023. 02.09(목) 10:05

이른 봄
흩날리는 눈 꽃송이는
동장군이 아기 봄을 시샘하는
심술 꽃이란다.
온 세상 뿌옇게 마구잡이로
찬바람 휘몰아 펑펑-

- 피이
실컷 해 보라지!

- 그래 봤자
웃음 한 잎 향기 한 톨 없는,
마음 없는 심술 꽃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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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봄은 얼음장 밑의 물이 솟구치는 소리이다. 얼음장을 뚫으니 희망이고 퐁퐁퐁은 봄봄봄이다. 또 신기하게 위로도 솟구치는 물을 보는 ‘봄’이고, 춥고 긴 겨울을 지난 뒤 새로 보니 ‘새봄’이다. 그 새봄에 눈송이 좀 흩날린다고, 심술 좀 부린다고 무얼 걱정하랴? 마구잡이로 휘몰아친들 그저 심술 꽃이다. 그 향기는커녕 마음도 없는 심술 꽃이 어디 가서 누구에게 환영받겠는가? 또 그래 봤자 저만 손해다. 그렇기에 조화련 시인의 동시 ‘꽃샘 눈꽃’은 희망을 보는 봄이고, 새로 맞이하는 새봄이다. 또 보면 ‘또 봄’이고, 다시 보면 ‘다시 봄’이다.

김 목/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