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양근 첫 시집 '비내리는 오후 네시의 한강' 수필 소설에 이어 시집 발간 2021. 08.18(수) 10:38 |   |
 | 구양근 시인 |
| 비 내리는 오후 네 시의 한강은 어떤 모습일까?
수필가이자 소설가인 구양근 전 성신여대 총장이 시집 ‘비내리는 오후 4시의 한강’를 펴냈다. 월간문학 간.
도깨비에 홀렸나/ 비내리는 오후 네 시/ 한강은 몽유도/ 강건너 건물이 희미한데/그 너머 건물은 더 희미한 그림자/
강물은 잔물결 일고/ 수면에 뜬 물새 움직일 줄 몰라/ 비닐우산에 투영된 세상은 선경/ 우두둑 우두둑 빗방울 소리/
비 내래는 시간은 숲속의 짐승도/ 멈춘다지 우두커니 서서/ 시간이 멈춘 평화의 광음/지금 이시간이 영속되면 무병장수할 듯/
천이백 세산 젊은이가/ 백 세 살며 올라온 늙은이를 내려다본다/ 그대 고된가/ 그대 지쳤는가/ 그대 이 멈춘 시간으로 오지 않으려나/ 그대 고된가/
시인은 비가 내리는 한강에서 비닐우산을 쓰고 서서 강너머와는 전혀 다르게 위로와 안식이 있는 한강이 마치 몽유도원도 속의 선경을 만끽하고 있는 듯하다. 시인은 세상살이 지친 사람들에게 한강에 와보라 손짓하고 있는 것 같다.  | 구양근 시집 '비가 내리는 오후 네 시의 한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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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구양근 총장이 여러 권의 수필집을 내면서 한 두편 씩 시를 넣곤 했는데 그 작품들을 모아 시집으로 펴낸 것. 1부 도솔암 가는길, 2부 하늘의 많은 별, 3부 당신의 미소, 4부 떠남의 환희 5부 바람꽃 등으로 나눠 100여 편의 시를 상재 했는데 시와 수필의 경계를 넘나들며 매우 쉽고 간편한 언어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학자로 세상을 보는 눈은 남다르다 . ‘황성옛터’ ‘바람꽃’ ‘ 잊혀져 가는 간도’ 등 역사의 굽이 굽이에서 바라본 감회도 남다르고 고희를 남기고 침잠한 경지에서 인생을 관조하는 깊은 철학적 사유도 빛난다.
특히 자신이 살아온 인생 역정 가운데 큰 가르침을 주신 분이나 깊은 인연을 맺고 살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기록한 인연 서설도 감동적이다. 일본 유학시절에 만난 고 학봉 이기학 회장과 부친의 대를 이어 장학사업과 한·일간의 진정한 상생을 모색하고 있는 이연현 이사장과의 이야기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준다.
평문을 쓴 소설가 이한용 서울대명예교수는 “ ‘바람꽃’ 같은 시는 역사학자로서 꽃을 노래하되 독립군들의 피어린 투쟁을 읊고 있다.”면서 역사의 봄에 싸늘한 산문정신이 베어 있다‘“고 평했다.
구양근 시인은 성신여대 총장과 주 대만한국대표부 대사를 역임햇으며 동경대학 동양사학과 교환교수를 지냈다. ' 배벽을 깨는 새' '우리는 왜 노래하지 않는가' ' 일본은 결코 문명국이 될 수 없다' 등 많은 수필집을 펴냈으며 장편소설 ' 칼춤' '안개군항'(전 5권) '붉은 전쟁'(5권) 소설집 '모리와' '임곡역' 등을 펴낸 바 있다.
김만중문학상, 한국수필문학상, 신귀래문학상, 삼봉문학상, 국제문예대상, 탐미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