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김기리 '신작로'

2021. 04.22(목) 20:02

쭉 뻗은 길
아스팔트 길
버스가 달려가고
승용차가 미끄러지고

건널목 사람들
종종걸음 바쁘고
줄 맞춰 서 있는
길 옆 가로수

구불구불 황톳길
새들이 노래하는 달구지 가는 길
옛날 길 느린 길
어디에 숨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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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지금 나이가 꽤 지긋하다면 어린 시절 슬그머니 달구지에 타려다가 농부의 험상궂은 얼굴에 뺑소니를 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아이가 지금은 억대의 고급 승용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릴지도 모른다. 금봉이의 도토리묵이든, 머리에 수건 두른 어머니의 누룽지든 허리춤에 달고 황톳길 걸어 과거장 가던 젊은이의 후손이 이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을지도 모른다. 보리피리 한하운의 소록도 가는 길도 시구절로 남고, 구불구불 황톳길도 관광객이 걷는 곳이 되었다. 그렇더라도 김기리 시인의 황톳길은 어디에 숨었을까? 참 궁금하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