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박성배 ' 세상에 세상에나'

2021. 03.18(목) 09:10

쏴아
갑자기 소나기 덮치자

암탉 따라 마당 돌던 병아리들
삐약 삐약 야난났네

세상에, 세상에나
할머니가 우산 들고
마당으로 뛰쳐나가네

세상에, 세상에나
할머닌 우산 펼쳐

병아리 품고
소낙비 그대로 맞고 앉아 있는
암탉에게 씌워주고
앉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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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이웃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났대,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대’ 아마도 우리 옛 어버이들은 그런 얘기하며 ‘세상에 세상에나’ 했을 거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열었다 하고, 가족 만남도 어려우니 어안만 벙벙이다. 너무 놀라 ‘세상에, 세상에나’를 아예 잊고 잃어버렸다. 갑자기 소나기 쏟아지던 날 병아리를 품은 암탉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자신은 비를 맞는 할머니에게 ‘세상에 세상에나’를 했던 세상이 새삼 그립다. 신춘 동화로 등단하여 여러 문학상과 많은 동화집을 출간한 시인의 동시는 동시집 ‘세상에 세상에나’에 있다.

김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