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고영금 ' 날이 풀리려나 보다'

2021. 03.11(목) 11:37

날이 풀리려나 보다
창문 너머 하늘이 파랗고
붉은 해 하얀 구름 손잡아
꽁꽁 닫은 문 활짝 열라한다

어서 와요
손끝으로 겨울이 가고
코끝으로 오는 봄
팔 벌려 끌어안는다

쏘옥 돋는 새 움도 품어 안으니
졸졸졸 시냇물이 흐르고
살랑살랑 바람이 지나간다
날이 풀리려나보다
.................................................................
<해설>
문자는 인간이 얻어낸 불후의 창조물이다. 그 문자가 만드는 문학은 인간이 자연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도구이며, 스스로를 치유하고 희망을 공유하는 매개체이다. 문예의 근본이며 시간이 흐르면 역사의 기록이 된다. 시인이 기록하는 날씨는 그렇게 ‘풀리려나 보다’는 희망으로 시작한다. 파란 하늘, 붉은 해, 하얀 구름이 문을 활짝 열고 그 희망을 팔 벌려 맞으라 한다. 한 번 넘어진 돌부리에 다시 넘어질 순 없다. 그게 바로 희망의 시작점이다. 고영금 시인은 전남문학상, 남도문학상을 받았으며, 삼라만상과 인간의 삶은 다르지 않음을 노래하고 있다.

김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