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시를 가꿔 게시할 수 있는 새로운 포엠 보드 등장

정범석 전 남구의회 의장이 개발 …북구청에서 시범 설치

2020. 12.28(월) 13:48

새로 개발된 포엠 보드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진행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새로운 개념의 포엠 보드(Poem Board)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포엠 보드는 쉽게 말하면 시를 새겨 세워두는 시판(詩板)이다. 유명 시인들의 시는 돌에 새긴 시비(詩碑)라는 것이 있고 나무에 새겨 세워두는 시판이라는 것도 있다. 지금까지의 시판은 원목이나 방부목에 시를 새김으로써 시판 자체를 바꾸기 전에는 다른 시를 게시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개발된 포엠 보드는 언제든지 시를 교체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예를 들어 가을이면 가을에 관한 시를, 5·18이나 한글날 등 특별한 날에는 그에 관련된 시로 바꿔 게시할 수가 있는 것이다.

새로 만들어진 포엠 보드는 디자인도 매우 고급스럽다. 자동차를 만드는 강판에 고온에서 열처리를 했기 때문에 색채도 유려하고 아름답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훼손될 우려가 전혀 없다. 또 읽기 쉽게 하기 위해 비스듬하게 위에서 내려다보도록 설계되었으며 강화유리를 끼워서 깨어질 위험도 없다. 높이가 1m 남짓으로 작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으며 아파트 단지 같은 곳에서는 주민이나 자녀들의 시를 게시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 북구청에서 10여 개를 주문해 설치 작업에 들어갔으며 남구 소재의 한 회사에서도 사원들의 시를 게시하기 위해 문의를 해왔다.

탁인석 광주문인협회장은 “새로 만들어진 포엠 보드는 그야말로 문화도시 광주에 맞는 좋은 아이디어 제품”이라면서 “문인협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설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포엠 보드를 개발한 정범석씨 (59.광주시 남구)는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고 하면서 뭔가 다른 도시와 다른 시판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또 지금까지의 시비나 시판은 한번 세워놓으면 훼손이 될 때까지 바꿀 수 없고 특정인들의 작품만 게시돼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개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정씨는 광주 남구 토박이로 ,2,3,4대 남구 구의회 의원을 지냈으며 전국 최연소 구의회장을 지낸 바 있다. 만학으로 조선대학교 공과대학원 공학석사, 남부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通>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