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현 시집 ‘하늘가 그리움 하나’.

2019. 09.19(목) 09:57

정서현 시인이 제2시집 ‘하늘가 그리움 하나’를 출간했다. 문학춘추 간.

정서현 시인은 한국문협회원이자 광주문인협회 부회장, 시낭송가 사진작가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으며 제 1시집 ‘나의 사랑, 나의 꿈’을 출간한데 이어 오랜만에 제 2시집을 출간한 것.

정서현 시인의 시들은 삶, 자체이다. 문득 가을 창문을 열었을 때 보이는 것들과 들려오는 것들,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들을 꺼내 말을 하듯, 숨을 쉬는 것처럼 시를 읇조린디. 입을 통해 나오는 언어들이 시어들이고 곡조를 붙이면 음악이다.

아마도 시인은 세상에 대한 치열함이나 원망 같은 것을 건너 뛰어 자신에게 주어진 삶들을 감사함으로 살아내는 지혜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자연과 세상의 이치에 말없이 순응하며 살아가는 시인이다.

바람이 그리운 날 /홀로 걷는 숲길/ 문득 번지어오는 그리움
솔바람 개울물에/ 외로움의 조각들이/ 무늬지어 젖는다
햇살 실어 내린 미소/ 맑고 고운 목소리/ 나무들이 하나씩 내려놓으면
그대 내 가슴에 무지개로 뜨네. 『숲속의 연가』-전문

시인은 홀로 숲길을 걸으며 외로움에 빠지기도 하지만 이네 그리움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또 ‘그리운 사람’에서는 “ 하루에도 수없이 그리워하다/ 어느 날 내 가슴에 /천근의 무게로 내려앉은 그대 …중략…그립다는 것은/아직도 내 가슴 옹이진 곳에/그대 영혼 살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누군가 그리운 사람을 가슴 한 켠에 묻어 두고 있지만 그 것을 아름다움으로 간직할 줄 아는 지혜로운 시인인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봄‘ 같은 시에서는 ” …겨우내 버틴/맨살로 내려오는 얼음조각/차가움에 긴장되는 빛/ 혹독하게 견딘 나목들/ 생명수 거친 피부에 바르고/아무 말 없이 숲들은/올 사람도 없는데/ 한없이 기다리고 있구나.“라고 쓰고 있다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는 숲길에서 추위를 이기며 새봄을 기다리는 나무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인생길에서 한번은 맞이하고 싶은 ‘찬란한 봄’을 기다리는 여심이 오히려 처연하기도 하다. 그러나 슬픔으로 기다리는 봄이 아니라, 환희로 맞고 싶은 봄, 한번은 웅변처럼 외치고 싶은 봄날을 동경하고 있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