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제23회 부산영화제 화제작‘ 日日是好日’

관람 포인트 3

2019. 01.19(토) 09:58

'매일 매일 좋은 날이 온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일본 휴먼 드라마 ‘일일시호일’가 1월 3째주 극장가를 노크한다. 제 23회 부산국제영화제 전 회차 매진되어 화제를 뿌렸던 작품이다.

‘일일시호일’은 스무살의 노리코(쿠로키 하루)가 사촌 미치코(타베 미카코)를 따라 얼결에 이웃의 다케타(키키 키린) 선생에게서 다도를 배우게 되면서 일상의 따스함을 깨달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반 개봉에 맞추어 소소한 흥미를 높일 수 있는 관람 포인트 3를 소개한다.

관람 포인트 1: 키키 키린이 남긴 가장 아름다운 작별 인사!

일본의 국민 어머니 배우 키키 키린은 <일일시호일>에서 ‘인사하는 것조차 무언가 다른 기품이 있는’ 다도 선생 다케타로 출연해 방향을 잃은 노리코에게 기댈 수 있는 어른이 되어준다.

다도를 가르칠 때에는 누구보다 엄한 선생님이지만 제자가 삶의 시련을 겪을 때에는 가르치는 대신 가만히 지켜보며 다독여주는 다케타는 관객들에게 ‘나에게도 이런 어른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오모리 타츠시 감독은 ‘키키 키린은 연기가 삶의 연장선상에 있는 배우’였다며 촬영하는 동안에도 스태프들을 챙기는 따뜻한 배우였다고 전했다.

키키 키린은 지난 9월 암투병 끝에 타계했지만 그녀의 마지막 선물인 <일일시호일>을 통해 국내 관객들을 찾아온다. ‘같은 사람들이 여러 번 차를 마셔도 같은 날은 다시 오지 않으니 생애 단 한 번이라고 생각해주세요’라는 대사에 담긴 그녀의 진심은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온기로 데워줄 예정이다.


관람 포인트 2: <카모메 식당> <리틀 포레스트> <인생 후르츠>의 여운을 이어가는 영화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용기’에 대한 사연을 전달해 주었던 작품이 <카모메 식당>. <리틀 포레스트>는 도시 생활에 지친 혜원이 직접 농사를 지으며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아 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준 작품이다.

그리고 자연과 하나 된 이상적인 노년의 삶을 그린 영화 <인생 후르츠>의 공통점은 내 손으로 만드는 행복을 그린 영화라는 점. <일일시호일>은 이에 더해 지금 이 자리에서 만들 수 있는 행복의 가치를 깨우쳐 주는 작품이다.

극중 노리코는 취업 고민, 연애와 실연, 결혼 문제 등 누구나 인생에서 한번쯤 마주할 고난들을 마주하지만 꾸준히 배운 다도를 통해 단단하게 성장하며 이러한 고난들을 극복해 나간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온전히 만끽하는 것이 작지만 큰 행복이라는 가치를 깨우쳐 주고 있는 것.

<일일시호일>은 노리코의 미소에서 그것을 전하며 지금 이 자리에서 만들 수 있는 행복의 의미를 전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 포인트 3: 청량한 자연이 담긴 이미지와 사운드

<일일시호일>은 다실에서 계절과 절기를 세밀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다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구성된 촬영 및 음향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함께 차를 음미하는 듯한 감각을 전달해 줄 것이다.

특히 다도의 맛을 살리는 화과자는 앙증맞은 모양으로 극중 노리코, 미치코와 같은 탄성을 자아낸다. 이 화과자들 역시 절기를 알리는 중요한 소도구로 등장해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은 자연과 절기를 오감으로 감각할 수 있다.

오모리 타츠시 감독은 ‘계절을 표현하는 화면이 이 영화 승부처라고 생각해 계절에 따라 조명을 다르게 두고 식물도 전부 다시 심었다’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자연의 변화를 감각하기 어려운, 바쁜 삶에 지친 현대인이라면 <일일시호일>을 통해 새로 시작하는 해의 계절을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경기<데일리오예스닷컴 발행인>


이경기 위원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