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 2016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엘 마르’ 명장면 4

고통을 미학으로 승화한 중남미 걸작

2018. 10.26(금) 20:25

가을 극장가에 훈훈한 감동을 선사할 ‘엘 마르’가 공개되었다. 영화는 몸이 불편해 침대에 누워 지내는 알베르토를 위해 어머니 로사와 친구 지셀이 보내는 헌신적인 사랑과 애잔한 사연을 담고 있다.

서구 극장가 개봉 당시 관객들의 공감을 받아낸 명대사 4를 인용, 소개한다.


명 대사 1: 막내가 산 달걀을 넷째가 꺼내서, 셋째가 소금을 넣고, 둘째가 휘저었더니, 뚱보 첫째가 먹어버렸대

서구 극장가 상영 당시 현지 관객들이 ‘동화 같기도, 어떻게 보면 실없는 농담 같기도 한 대사를 명장면 명대사로 추천했다. 로사가 아들 알베르토를 어르고 달랠 때 들려주는 대사다.

알베르토가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되었을 때까지 로사는 이 이야기로 아들의 고통과 두려움을 잠재운다. 로사가 어린 아이를 달래듯 손가락 장난을 치며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성애가 가득 담겨져 있는 본보기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명대사 2: 장미 같은 엄마에게 주는 장미예요. 나만의 장미

매일 매일을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하는 알베르토. 그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는 오직 거울에 반사된 바깥 풍경을 보거나, 자신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잔상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뿐이다. 그런 그가 불편한 손으로 완성 시킨 것이 바로 파란 장미.

파란 장미의 꽃말은 희망, 기적을 나타내고 있다. 알베르토가 갈망하고 꿈꾸는 자유와 바다는 곧 그가 끝까지 지키고 싶은 유일한 희망이자 기적을 의미하는데, 그는 이 그림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엄마에게 건넨 것. 이런 아들이 대견하기도 또 안쓰럽기도 한 로사의 북받치는 감정 연기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 시킬 명대사가 되고 있다.

명대사 3: 여기 둘게. 네 수호천사라 생각해

알베르토의 유일한 친구이자 조력자인 지셀. 그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알베르토를 찾아온다. 그런 지셀이 수호천사라 생각하라며 건넨 함께 찍은 사진은 어쩌면 알베르토에게 생각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무엇이든 해주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알베르토의 괴로운 심정과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고야 마는 이들의 사랑은 <엘 마르>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명대사 4: 바다는 우리에게 베푼 만큼 가져가. 우리에게 준 만큼 앗아가지

영화가 내세우는 메시지이자, 로사의 마음을 드러내 주는 대사이다. 바다에서 삶을 영위하다가도, 바다 때문에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 이들의 애환이 듬뿍 묻어 있는 것이다.

<엘 마르> 속 주인공들에게 바다는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일상 속에서 바다가 단지 휴가철에 떠나는 휴식 장소로만 생각했었다면, <엘 마르>는 바다의 의미가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등장 인물들의 일화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경기<데일리 오예스닷컴 발행인>


이경기 위원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