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회화 35년 보고서 '역사의 길목에 서서' 10일~16일까지 예술의 거리 DS갤러리
‘역사의 길목에 서서’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선거와 정치조작 중 조선아낙의 노여음을 망치에 싣고’ ‘6.15남북공동선언 기념우표’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 권력해부도’ ‘동학농민혁명군의 행렬도’등의 회화작품과 ‘억압‘ ’죽창가‘ 등 목판화를 선보인다. 이상호 작가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35년여를 그림만 그리고 살아온 진정한 전업작가이다. 그는 1987년 6.10항쟁 때 ‘백두산 자락아래 밝아오는 통일의 새날이여’(아크릴)‘ 그렸다는 이유로 전정호와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바 있으며 이후에도 줄곧 진정한 민중미술을 그리며 조용히 살아왔다. 80년대 이후 많은 작가들이 민중미술을 앞세우고 세상의 전면에 서 있을 때 오히려 그는 깊숙이 민중미술과 민족미술의 나아갈 바를 생각하며 작품에만 천착해왔다. 눌언이고 눌변이어서 그림을 말하는 대신 그림 속으로 몸을 던지는 투사적 화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눈에는 진정한 민중미술이 보이고, 민중미술을 팔고 다니는 작가도 구분할 줄 안다. 그래도 침묵하며 그림만 그려온 세월이 35년이니 ‘민중미술계의 중견작가’ 반열에 올려질만하다.
그의 그림들은 초기의 일부작품을 제외하고는 ‘섬뜩한 그림’이 아니다. 수많은 손질을 거쳐 내면화되고 숙성된 아름다운 그림이다. 인간의 감성을 서정적으로 자극하면서도 그가 말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민중미술 회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상호의 근작들은 <아미타여래도>(목판, 1998)에서 보듯 인간과 부처가 한 몸으로 만난 최고의 예술, 오랫동안 고전예술이 지향했던 지상과 천상의 화해를 가장 극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전시평을 쓴 박구용 전남대교수는 그에 대해 “상처 입은 천사의 사회적 표현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그가 국가보안법 혐의로 구속되었던 ’백두산 자락아래 밝아오는 통일의 새날이여‘ 걸게 그림 사건으로 구속돼 고문을 받았으면서도 ’조국과 자유‘에 대한 신념을 놓지않고 외길을 걸어온 데 대한 오마쥬 같은 것 일 것이다 박교수는 또 “ 사이비 예술이 지금을 찬양한다면, 진정한 예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호출한다. 이상호는 만남과 소통, 그리고 연대의 끈이 끊어지기 전의 세계를 끝없이 호출한다. 이를 위해 그는 80년대를 떠나지 않고 그 때 동지들과 함께 했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고 싶지 않은 진실을 보도록 강요하는 그림 속에 괴물처럼 똬리를 틀고 앉아있는 진리는 오늘 우리가 누리는 안락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말해준다. 아무리 바빠도 상처 입은 이 땅의 천사를 홀대해선 안 되는 이유다.”라고 평했다. 문의 : 010-6502-5585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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