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국 시집 '달을 품은 알' 출간
송시인은 첫시집 ‘조문도(鳥問道)’를 출간한데 이어 ‘장생도長生圖)’, ‘소리가 빛에게 슬프다고 말하다’를 출간한 바 있다. 송시인은 오랫동안 교단에서 후학들을 길렀으며 정년 이후 자연으로 귀의해 비교적 인생을 관조하는 조용한 시작활동을 펴고 있다. 시의 경향은 주로 자연과 사물을 내면의 통찰을 통하여 자연인으로서 풍류와 옛 선비의 정신을 되뇌이는 듯하다. 시 속에 나타나는 사물들은 작고 평범하지만 오랜 세월을 통해 다진 차돌과 같은 이미지로 거기에는 생애 전체를 투영하는 혜안과 진정성이 담겨 있다. 또한 자아성찰을 통하여 철학적, 종교적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고 있으며 풀 한 포기, 바람 한 점, 벌레 한 마리까지 소중하게 생각하며 시로 재조명해내고 있다. 그는 근작 고행도(苦行圖)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모래밭을 건너온 달팽이가/ 선인장 가시를 타고 넘는다./향기로운 햇살의 입술조차/찔리면 피가 나는 선인장 가시/아침이슬로 정갈히 재계(齋戒)하고/더듬더듬 길을 나선 연체의 촉각 앞에/모든 물상(物象)은 평평해지고/날카로운 자극은 무디어진다./그리하여 달팽이의 허족은 /고해를 건너는 부처의 맨발처럼/유유히 가시 위를 통과하는 것이다./어차피 세상은 해와 달 아래 놓인 그림/인간의 역사가 피와 눈물로 얼룩질 때/청정무구한 달팽이의 생은/구름을 끌고 가는 무욕이리라/바람을 스쳐 가는 무심이리라/달팽이가 사라진 자리, 길게/화엄의 빛줄기가 은하로 흐른다. 한편 송시인은 목포출신으로, 공주사범대학 영어영문과와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하고 광주전남지역에 중등학교에서 오랫동안 후학을 양성했으며 장성신흥중 교장으로 정년했다. 문의: 010-8605-4321, (062)266-0748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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