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폭 감나무 14년만에 열매

‘시간의 소생’ 프로젝트 결실

2014. 10.22(수) 11:35

2000년 광주비엔날레 “시간의 소생” 피폭 감나무 심기 프로젝트로 식수되었던 나카사키 피폭 감나무 2세가 훼손과 재식수의 과정을 거쳐 올해 드디어 열매를 맺었다.

이 감나무는 2000년 4월 4일 광주비엔날레 당시 일본작가 미야지마 다츠오씨와 명예홍보위원이었던 하정웅씨가 “시간의 소생” 프로젝트로 나가사키 피폭 감나무 2세를 식수한 바 있다.

'시간의 소생' 피폭 감나무 심기 프로젝트는 1945년 세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 때 감나무 한그루가 살아남았는데, 1994년 수목(樹木) 의사인 에비누마 마사유키씨가 2세를 연생시켜 어린이들에게 나누어주는 운동을 시작하였고 1996년 현대미술가인 미야지마 다츠오씨가 이러한 활동을 예술로써 확장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하였다.

이어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피폭 감나무 2세"를 체험하기 위한 식목활동을 추진하는 비영리 법인 "시간의 소생" 감나무프로젝트 실행위원회를 발족하여 예술프로그램으로 전개해오다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이어 제3회 광주비엔날레에서도 그 뜻을 함께하고자 기념식수(2000년4월4일)를 하였다.

그러나 피폭 감나무 2세가 그해 5월 고사(일부 반일 감정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훼손 된 것으로 추정)했고 하정웅씨는 2001년 3월 2차 식재하였으나 2001년 6월 누군가에 의해 줄기가 훼손돼 살려냈으나 2008년 7월 독도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누군가에 의해 원줄기가 완전히 훼손되어 죽게 된다.

이에 하정웅씨는 훼손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2002년 2월 중외공원 내 비밀의 장소에 3차 식재하였으며, 광주시립미술관의 관리 하에 13년간 자라서 광주비엔날레 2f0주년이 되는 올해
2002년 2월, 3차 식재 후 비밀의 장소에서 자라고 있는 감나무
빨간 열매가 맺은 것, 비록 단 하나의 감이 열렸지만, 그간 당해왔던 수모에 대한 강한 생명력의 상징이자 평화를 향한 간절한 기원의 결실이기에 더욱 뜻이 깊다.

2014년 9월, 열매를 맺은 모습

피폭 감나무는 우리에게 핵무기와 전쟁에 대한 위험성을 고발하고, 자연과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교훈을 준다. 우리는 피폭 감나무를 통해 평화와 행복이 무엇인지, 인류의 상생이 무엇인지를 알게 한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