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젊은 어머니들에게 고함

2014. 08.14(목) 13:37

문성룡 원장

얼마 전, 신문에 미국에서 마약에 살인까지 한 살인범이 한국에 건너와 강남의 학원에 선생님이 되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또 팔순의 노모를 서로 모시지 않기 위해 아들 삼 형제와 며느리가 싸우다가 장남이 노모와 함께 어느 여관방에 들어가 자신의 무능을 한탄하며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시골에서 아들네 집을 찾아온 시어머니에게 며느리가 아파트 문을 열어주지 않아 10여 시간을 아파트 문 앞에서 앉아 있다가 실신한 사건도 있었다.

왜 이런 파렴치한 인간들이 판을 쳐도 우리의 사회는 안전장치 하나 없고 도덕성이 무너져 내리는 병리현상은 어디서 시작되는 것일까? 왜 이 나라엔 인간은 많지만 사람다운 사람은 없는 것일까? 장맛비가 내리는 창가에서 허탈한 마음으로 깊은 생각에 잠겨본다.
자식을 일등으로 만들어 자식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려는 작금의 젊은 어머니들의 교육방법이 한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 불현듯 효자가 없다는 말은 효자를 만드는 부모가 없기 때문이라는 어느 성인의 말이 떠오른다. 이 시대의 많은 젊은 부모가운데는 애완동물 사육하듯 자식들을 키우는 부모가 많다

필자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 크다. “내 눈에 예쁜 자식 남의 눈에 미움 산다.”며 나를 데리고 외출할 때도 어머니는 제대로 눈길 한번 주지 않으셨다. 어머니의 표독스러움에 처음엔 서운해 많이 울었지만 어머니의 표독스러움이 위장된 것이란 걸 깨달은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의 포근한 사랑을 새감 느낄 수 있었다. 요즘도 가끔은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필자는 방학 때면 시골 외갓집에서 지내던 때가 많앗다. 해가 뉘엿뉘엿 서녘으로 질 무렵 들판에 묶어놓은 염소를 끌고오곤 했는데 들판의 염소말뚝을 뽑아들고 앞서서 끌고 올라치면 염소는 발에 힘을 주며 팽팽하게 버티었다. 안간힘을 쓸 수록염소가 더욱 버티는 바람에 진땀을 흘려야했다. 그때 길 가던 할머니가 “아가, 힘 그만 빼고 뒤에서 살살 몰아 봐.” 하며 훈수를 해주었다.

할머니의 말씀대로 염소의 고삐를 잡고 뒤로 돌아가 고삐를 후리자 그렇게 팽팽히 버티던 염소가 집을 향해 총총걸음으로 걸어가는 게 아닌가? 필자는 자식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젊은 주부제자들에게 어렸을 적 짐승에게 배웠던 철학을 들려준다. 이 지면을 통하여 이 땅의 젊은 어머니들에게 다시 한 번 고하고 싶다. ‘우리의 자식들이 살아가는 무대는 가정이 아니라 사회다. 글로벌시대의 60억 인구 속에서 살아남게 하려면 자식들을 부모의 생각과 마음대로 앞에서 이끌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무엇이 자식의 가슴을 뛰게 하는가?’를 빨리 파악해 사랑하는 자식이 좋아하며 하고 싶은 분야에 나아가게 앞세워야 할 것이다.

불행도 내가 만들고 행복도 내가 만드는 법이다. 이 땅의 젊은 어머니들이 내 자식을 진정 능력 있는 청정인간으로 만들고 싶다면 동물들처럼 자신의 분수와 위치를 지키게 하자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행동에 의해 우리가 되는 것이다. 악어는 물속에서 사자는 초원에서 낙타는 사막에서만 자신의 위치를 지켜 왕 노릇을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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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룡 (사)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부이사장, 광주영상작가교육원장 문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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