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벽정(樣碧亭,순천)

2014. 06.17(화) 11:17

전라남도 순천시 주암면 궁각리 매우마을 입구 광천(廣川) 강변 숲속에 위치하고 있는 정자.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집으로, 정면에 ‘양벽정(樣碧亭)’이라는 현판, 왼쪽에 ‘호남강산제일(湖南江山第一)’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북쪽에는 바위에 사람의 형상을 새겨놓은 취암이 있다. 양벽이란 푸른 빛을 물위에 뜨게 한다는 뜻이다.

1545년(명종 즉위) 을사사화를 피해 삼탄 조대춘(趙大春)이 행평원현감의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지은 정자이다. 당시 조대춘은 이 정자에서 하서 김인후(金麟厚), 옥봉 백광훈(白光勳) 등과 교유하였다고 전해진다.

양벽정은 정유재란 때 소실된 후 1736년(영조 12) 중창하였고, 그 후 다시 퇴락한 것을 1927년 조대춘의 후손 조연직등이 중건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곳에는 보성군 율어출신으로 진초에서 '仙의 경지에 이른 神筆'로 평가 받았던 탈속웅필(脫俗雄筆)의 대가 설주 송운회(雪舟 宋運會 1874-1965)가 들러 남겨놓은 시가 있다. 설주는 '보성 강물이 온통 설주 선생의 붓 행구는 먹물이다' 라는 일화를 남긴 서예가다.

또 송강 정철(鄭澈)과 의병장 조헌(趙憲) 등도 이곳에 들러 강호와 자연을 벗삼아 경치를 즐겼다해서 제면암이라는 이명으로도 불리고 있다. 정철은 이곳에서 시 한수를 남겼다.

별과 달 하늘에 가득한데 술이 갓 깨었네 /붉은 잎과 노란 꽃의 양벽정이여
꿈 속에 선정전 선명하니/ 옥류에 팔짱끼고 정영코 말씀하시네
滿天星月酒初醒 赤葉黃花瀁碧亭 夢裏分明宣政殿 玉流高拱語丁寧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영벽팔경((樣碧八景) 전해지고 있는데 축후귀운(丑後歸雲), 황계목적(黃溪牧笛), 용문효종(龍門曉種), 청향모연(淸香暮烟), 고산낙조(高山落照), 죽림청풍(竹林淸風), 광천장교(廣川長橋), 아미반월(蛾嵋半月)" 등이다.


양벽정은 순천지역 옥천조씨 문중에서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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