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모세의 기적’비밀은?

전라도문화수수께끼(6) 진도 모세의 기적

2013. 06.20(목) 14:18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진도의 바닷길은 매년 음력 3월 대사리 때가 되면 어김없이 열린다. 불과 10~20분 만에 평균 수심 5~6m의 바닷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띠섬)을 잇는 길이 1.8Km, 너비 30여 m의 길이 생기는 것이다.

매면 5월초 두 차례에 걸쳐 이 같은 기적이 일어나기 때문에 30여 만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기적의 현장을 찾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찻길이 막히기기도 하지만 대자연이 빚어내는 황홀경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은 또 다시 이곳을 찾곤 한다.

진도의 바닷길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75년 주한 프랑스 대사 피에르 랑드가 현장을 목격하고 이를 처음으로 프랑스 신문에 소개 한데 이어 일본 NHK가 특집으로 방영함으로써 세계적인 불가사의의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런 불가사의는 왜 일어나는 것인가. 진도사람들은 한때‘뽕할머니’의 신통력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회동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났는데 마을사람들이 모도로 피신하는 과정에서 ‘뽕할머니’만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뽕할머니가 흩어진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고 축원하자 용왕이 무지개 같은 고갯마루를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구전되는 전설일뿐이다. 바다가 열리는 것은 썰물이 깊은 바다로 빠져갈 때 상대적으로 높은 해저지형이 드러나는 물리적 현상이다. 바닷물이 들고나는 이른바 밀물·썰물현상은 지구에 작용하는 달의 끌어당기는 힘, 즉 인력 때문이다. 이 조석간만의 차에 의한 바닷물의 흐름은 해저의 조개껍질이나 암반 등을 침식하고 운반하면서 모래톱을 만든다. 모래톱이 점점 자라 육지와 연결되는데 지형학에서는 이를 육계사주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진도의 육계사주는 언제부터 쌓이기 시작한 것일까. 지난 84년 문종안(광주 문화초등학교 교감) 김양임씨(선광초등학교 교사)가 과학전람회에 출품한 보고서에 따르면 약 7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모도 입구에서 자라기 시작, 회동과 연결된 것으로 밝혀졌다.
즉 퇴적층의 90%인 조개껍질과 자갈이 경사가 완만한 서쪽으로 계속 쌓일 수 있는 지형조건을 이루고 있어 바다가 열리는 개해현상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특히 인근 수역에는 진도와 금호도 외에 9개의 작은 섬들이 산재해 있어 유속이 갑자기 떨어지고 이 때문에 조류에 실려 온 부스러기들이 퇴적되기 때문이다.
한편, 발견 당시 활모양이던 사주는 20여년이 지난 뒤부터 S자 모양으로 휘어져 있어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조류에 의해 변형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또 이 바닷길에 얽힌 비밀의 하나는 흔히 음력 3월 대사리 때만 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조석간만의 차가 4m이상 날 경우 언제나 일어나기 때문에 1년에 10여회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通>